단통법의 이유와 그 비판

정부가 단말기 보조금을 규제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초기에는 기존 사업자가 후발 사업자의 가입자 유치를 방해한다는 이른바 진입장벽으로서의 이유가 부각되었습니다만 최근 단통법에서는 이 점이 이슈가 아니죠.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한 가지는 이용자 차별 금지입니다. 제일 많이 나오는 얘기죠. 같은 제품을 구매하는데 가격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서야 되겠느냐… 라는 주장입니다. 보통 단말기 보조금을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으로 봐서 사회적 낭비인 양 묘사하곤 하죠. 이런 맥락의 얘기입니다.

이 주장의 귀결은 이러한 보조금 구조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고, 소모적 비용 경쟁으로 인해 통신사로 하여금 서비스 경쟁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미래창조과학부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Q&A를 보면

‘이통사들이 소모적인 보조금 경쟁에서 벗어나 소비자 후생을 극대화하는 서비스 요금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제정된 것’ 이라며 목적을 밝히고 있고, ‘단통법 시행을 통해 소모적인 보조금 중심 경쟁이 서비스/요금 등 본원적인 경쟁구조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 요금으로의 경쟁 유도가 두번째 규제 이유가 됩니다. 이 부분에서 정부는 단말기 보조금을 소모적인 광고와 같은 과도한 마케팅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즉, 요약하자면 정부는 현재 단말기-통신서비스 시장에서
‘통신 요금에 비해 단말기 보조금이 지나치게 높으며, 정보 비대칭에 의한 가격 혼탁 및 부당한 이용자 차별에 따른 허탈감이 크다’

를 내세워 단통법을 시행한 것입니다. 물론 이에 따른 비판이 존재하는데요.

비판의 경우 많은 이슈를 다루다보니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요약하여 쓰면…

1. 보조금은 단순한 광고비가 아니라 통신서비스-단말기의 묶음(Bundling) 상품으로 파악해야 한다.
이는 광고처럼 허공에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할인으로 기능한다.

2. 애초에 과도한 보조금 차이가 왜 발생하였는가?
– 일반적으로 경쟁이 심화되면 가격은 평준화되어가는데 반대의 경향. 애초 정부의 규제 때문에 암시장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source:방송통신위원회 심의 의결 (제2013-46-207호) 7쪽.)

번호이동의 일별 편차가 매우 큰 것은 정부의 규제에 따른 ‘깜짝 할인’ 등이 있었던 반증이라 볼 수 있음.

3. 그렇다면 보조금을 줄이면 과연 요금이 줄어들 수 있는가?

1) 정말 보조금, 요금이 둘 다 높은 것이 문제가 되는가?
2) 만약 보조금, 요금이 둘 다 높은 것이 문제가 된다면 보조금을 제한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가?

1) 의 경우, 간단한 모형을 설정합니다.
소비자의 유형(type) 을 단말기를 바꿀 확률이 높은 소비자와 낮은 소비자로 나누어 분석하면

높은 유형의 경우 요금, 보조금이 모두 높을 때 유리하고, 낮은 유형의 경우 요금, 보조금이 모두 낮을 때 유리합니다. 그러므로, 이는 소비자의 유형에 따라 파악하는 것이지 무조건 요금과 보조금이 둘 다 낮다고 사회적 후생이 높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정부의 주장이 옳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또한 한 가지 근거로, 많은 사람들이 약정할인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휴대폰 변경하는 것을 토대로 실증 연구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 의 경우, 1)의 분석 결과 실제로 현재의 요금, 보조금 수준이 모두 사회적 최적 수준에 비해 높다고 가정할 때입니다.

먼저 모형의 인과를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 요금이 높아서 보조금이 높은 것인가? 반대로 보조금이 높아서 요금이 높은 것인가?

통신사는 단말기와 서비스를 묶어팔기 함에 있어 약정기간동안 충분한 서비스 이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전적으로 가입자 유치를 위해 높은 보조금을 기꺼이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실제로는 보조금이 높아서 요금이 높은 것이 아니라, 높은 요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조금이 높아지는, 반대의 인과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정부가 시행하는 단말기 보조금 제한이 실제 요금 인하로 이어질지는 의문스럽습니다.

그렇다면 요금, 보조금이 모두 높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정말 문제라면) 정부는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 이를 규제해야 할까요?

요금, 보조금의 경우 요금이 보조금에 비해 더 경직적인 면모를 보입니다. 이는 계약기간의 존재로 인해 통신사간 암묵적 담합이 더 수월하며, 더욱 강한 차별금지를 갖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같은 요금제 사용) 그러므로 기존에도 정부의 경쟁제한적 조치가 있을 때 요금이 아닌 보조금이 움직였던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보조금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요금을 제한하거나 요금 경쟁을 활성화하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또한, 정책의 이행 과정을 볼 때

요금 인하 -> 그럼에도 보조금 인하 X 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소비자는 현재보다 이득을 보게 되고, 사업자는 손실을 보게 됩니다.
반대로 현재의 단통법과 같이 보조금 인하 -> 하지만 요금 인하 X 의 결과가 나타난다면 사업자가 이득을 보게 됩니다.

같은 결과를 목표로(요금/보조금 모두 인하) 하더라도 어떤 가격을 건드리느냐에 따라 규제자의 편향성이 간접적으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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